글 _ 김동철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용접그룹)

상생과 공존이 필요한 ‘조선산업과 뿌리기술’

선박 발주 트렌드에 맞춘 뿌리기술 고도화 필요

벌은 꽃에게서 꿀과 꽃가루를 얻는 대신 꽃가루받이가 되어 꽃이 열매를 맺게 합니다. 조선산업을 예로 들어 선박이 완제품으로 물류산업에 기여하며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벌’과 같다면 선박제조에 필요한 금형, 주조, 용접 등과 같은 뿌리기술은 벌의 생존을 책임지는 ‘꽃’과 같습니다. 본고에서는 조선산업과 뿌리산업 더 나아가 뿌리기술이 상호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숨고르기에 들어간 조선산업

최근 조선산업계에 휘몰아쳤던 한파가 주춤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세계 발주량은 전년대비 28% 증가한 1,600만 *CGT를 전망했으며, 이중 한국의 수주량은 전년대비 126% 증가한 500만 *CGT 내외, 수주액은 271% 증가한 170억 달러 외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CGT - 선박의 무게에 선박의 부가가치나 작업 난이도 등, 가상의 가치를 더한 총 단위

수치적으로 보면 엄청난 회복세로 판단되지만, 이러한 증가폭은 2016년 수주절벽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체 경기상황은 아직까지도 크게 부진한 수준으로 조선산업 회복을 속단하기엔 이릅니다.

하반기 조선시장의 흐름은 상반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용접접합그룹 김동철 박사는 “국내 조선산업계의 수주절벽 원인은 기술·품질 등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물동량 급감이 원인”이라며 “약간의 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세계 전체의 조선 시장을 볼 때 수주 증가로 이어질 뚜렷한 변화요인이 기대되지 않아 당분간은 올 상반기와 유사한 경기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의 조선산업 역시 당분간 큰 폭으로 호전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조선산업계의 ‘봄’은 뿌리업계의 ‘여름’

선박을 만드는 조선산업에는 각종 기자재 가공을 위한 금형 및 소성가공기술, 내부식성을 위한 표면처리 기술 등을 비롯해 선박 엔진 등에 들어가는 주조부품을 만들기 위한 주조기술까지 다양한 뿌리기술이 적용됩니다.

특히 도장(배 부식을 막기 위해 도료를 칠하는 것)기술과 함께 용접은 조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뿌리기술입니다.

한 척의 배를 만들기 위한 전체공정의 50%를 용접이 담당하며, 선박제작비용의 35%를 용접이 차지한다고 합니다. 여러 장의 두꺼운 철판(후판)을 서로 이어 붙여 선박의 몸체를 만드는데 가장 바깥쪽 철판의 경우, 운항 중 강력한 파도를 수 없이 견뎌 내야 합니다.

엄청난 무게를 견디며 바다를 활보해야 하는 선박에 용접이 부실한 부분이 있으면 그곳부터 물이 새어 들어오기 때문에 조선 산업의 경쟁력은 용접 경쟁력에 좌우된다는 말은 과언이 아닙니다.

꽃과 벌처럼, 상생을 넘어 공생으로

최근 몇 년간 조선산업은 세계 경기 침체, 선복량 과잉, 저유가 등으로 유래 없는 수주절벽이라는 혹독한 한파 속에 갇혀 있었습니다. 선박수주가 없다는 것은 조선기자재를 만드는 뿌리업계의 수주절벽으로 이어지며, 선박 가공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용접분야 작업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놓여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뿌리업계가 조선산업의 부활을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020년이 되면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을 중심으로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에 신규 발주 수요는 친환경 선박 분야에 높은 기술 우위를 가진 국내 조선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더해 평형수 처리장치, 탈황기 등의 장치 수요 증가로 국내 조선기자재업체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변화요인으로 2018년을 전후하여 이들 수요가 점차 발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가 늘고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VLCC(초대형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을 중심으로 해외선주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 우리 조산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LNG,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 선제적 구조조정 및 통합, 엔저 정책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의 부활로 대내외적인 위협 속에서 우리나라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동철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어든 만큼 위기에 처한 조선업계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신기술, 신공법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주조, 용접 등 뿌리기술 공급업체와 조선기자재업체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보다 최적화된 생산기술을 찾아내 저비용, 고효율화를 실현해 고품질의 제품을 높은 가격경쟁력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선산업에서 고부가가치선박, 친환경 스마트선박에 대한 수주가 확대되고 경기가 활성화된다면 동 산업에 적용되는 뿌리기술 공급업체 역시 세계적인 경쟁력을 쌓으며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계의 기저효과로 뿌리산업은 훈풍을 넘어 세계의 뿌리산업계가 모두가 부러워하는 경기호황이라는 여름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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