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금속(주) - 뿌리기업·수요기업 기술협력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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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1 07:5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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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파스너(fastener, 체결부품)산업에서 대부분의 볼트와 너트 재료는 뛰어난 내식성을 지닌 스테인리스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강은 특정한 환경 및 사용 조건에서는 절대적인 내식성을 보이지 않으며, 특히 알루미늄(Al) 등 표준 전위가 많은 차이를 보이는 금속과 접촉했을 시에 갈바닉 부식(Galvanic Corrosion)이 발생하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보유하고 있다.
갈바닉 부식이란 이종금속(異種金屬)부식을 말하는데 두 이종금속이 용액 속에 담구어지면 전위차(電位差)가 생기고 이들 사이에 전자의 이동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두 이종금속 중 귀전위(貴電位, noble potential)를 가진 금속의 부식속도는 감소되고 활성전위(活性電位, active potential)를 가진 금속의 부식속도는 촉진되는데 이렇게 발생하는 부식을 갈바닉부식 또는 이종금속접촉부식(異種金屬接觸腐蝕)이라 한다.
이번 지원사업의 수요기업인 (주)아산볼트기업에서는 갈바닉 부식 제어에 대한 요구가 절실했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주)아산볼트기업은 모 대기업에 알루미늄 통신 Box에 들어가는 파스너를 공급해 왔다. 그 과정에서 주로 해안가에 위치한 통신 Box들에서 부식이 발생했다. Box의 알루미늄 재질과 파스너 제품의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성상 이종금속접촉부식이 원인이었던 것이다.
수요기업 뿐 아니라 수요기업의 납품처인 사업부 역시 부식대책을 위한 TF팀을 구성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 속에서 아산볼트기업은 다양한 자료를 검토하고 관련업계 여러 업체들과의 협의를 진행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산볼트기업은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한 설명회 행사에서 한 줄기 빛을 만나게 된다. 30여 년간 표면처리 기술만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온 삼일금속을 만났던 것. 이 때부터 문제해결을 위한 연구개발이 시작됐다.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과정에서 SUS304재질의 파스너가 갈바닉 부식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삼일금속에서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Zn-Ni(아연-니켈)합금 도금법을 제안했다.
이번 개발을 총괄한 삼일금속 기술연구소의 우지훈 이사는 “갈바닉 부식 제어를 위해서는 효과적으로 스테인리스 재질의 부식성을 제어하는 것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저희가 제안한 것은 아연-니켈 도금 방식이었는데요 구체적으로 니켈(Ni) 10∼16% 내외의 합금 도금강판을 제작해 니켈을 통해 부식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연-니켈 도금의 경우 도금층이 견고하고 용접성, 도장성이 우수해 주로 자동차의 내외판용으로 사용할 정도로 내부식성이 뛰어난 방식입니다.”
30년간 아연도금만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온 삼일금속의 노하우는 이번 개발을 위한 밑바탕이 됐다. 니켈 10~16% 내외의 합금 도금강판을 통해 갈바닉 부식을 제어하는 것이 개발의 핵심 포인트였다. 니켈 10∼16% 사이에서는 γ(Ni15Zn21) 단상이 나타내는데 10% 이하에서의 η+γ상과 16% 이상에서의 α+γ상보다 갈바닉 부식 발생이 없어 수요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 가장 적절한 방법이었다. 마침내 기술협력지원사업 기간 동안의 집중적인 개발을 통해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개발로 수요기업은 물론 수요기업의 가장 중요한 고객사의 어려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사의 담당자는 이번 문제해결로 승진까지 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아산볼트기업에서 무척 좋아하셨던 건 당연한 결과였는데요. 이번 연구개발은 저희 삼일금속으로서도 매우 의미가 큰 작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저희 회사는 주로 철강 소재의 자동차 부품 표면처리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었는데요,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 차세대 차량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자동차 엔진, 미션 파트 파스너쪽 수요가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로서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우지훈 이사의 말처럼 이번 기술협력지원사업은 삼일금속이 재창업 수준의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자동차 부품이 주력사업 분야였던 삼일금속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진입할 경우 일정 부분 매출 감소가 예상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개발을 통해 삼일금속은 새로운 시장으로의 사업 다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개발을 바탕으로 이미 전자부품, 통신부품 분야로의 마케팅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향후 악조건에 사용되어지는 통신관련 부품, 특히 풍력발전, 태양광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진입도 가능하게 됐다. 실제로 이번 개발을 커스터마이징해 국내 한 대기업과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부품에 관해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으며 2017년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보람있는 성과는 수요기업인 아산볼트기업과 맺어진 끈끈한 우정이다. 크나큰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양 사는 이러한 협력을 계기로 향후 공동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발로 힘든 문제점을 해결한 대기업 측으로부터 파스너 제품뿐 아니라 다른 부품에 대해서도 아산볼트기업측에 개발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납품을 의뢰한 상태다.
특히 양 사는 공동으로 해외마케팅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베트남과 중국 등 신흥 표면처리 강국들의 도전에 맞선 개발기술과 같은 선행기술로 진입장벽을 쌓는 것은 물론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통해 동남아시아 통신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이 모든 것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양 사의 협력이 만들어 낸 성공적 결과다 .
국내 스테인리스 볼트 생산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아직도 장기적 안정성을 위한 기술력은 선진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이번 개발품과 같은 특화된 기술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긴밀한 협력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하고 상생의 결과를 얻어 낸 삼일금속과 아산볼트기업. 앞으로 양 사가 더 끈끈한 우정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날이 오기를 응원한다.
<출처 : 2015 뿌리기업-수요기업 기술협력지원사업 결과안내집>